이의근 수원하이텍고등학교 교장
  이의근 수원하이텍고등학교 교장

(수원=연합투데이)우상재 기자 = 지난 28일을 끝으로 수원하이텍고등학교 이의근 교장이 퇴임했다.

30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를 마친 그는 4년 전 3대 공모 교장에 취임했다.   이 교장은 교육현장에서 기업에서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인성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으며 또한 현장에 필요한 산업맞춤형 교육체계를 구축해 왔다.

삼성 임원에서 경기도 1호 기업체 출신 교장으로서의 4년을 마무리하는 수원하이텍고등학교 이의근 교장을 만나 4년간의  남다른 교직 생활의 소감과  앞으로 마이스터고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 수원하이텍고등학교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린다.

2000년 팔달공고로 개교하여 2009년 마이스터고로 지정, 교명도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다. 전국 54개의 마이스터고가 있으며, 그 중 수원하이텍고는 수도권에 입지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기업에 학생들을 배출시키고 있다.  또한 메카트로닉 기술분야를 배우는 학교다. 메카트로닉스는 기계와 전지/전자분야가 연계된 학문분야로 자동화/지능화 설비를 가동하고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이다.

 2020년  3학년 삼성 설비 엔지니어 29명 합격을 축하하는 기념 사진 / 연합투데이 
 2020년  3학년 삼성 설비 엔지니어 29명 합격을 축하하는 기념 사진 / 연합투데이 

▲  교장 취임 전 어떤 활동을 하였으며, 교장이 된 계기가 있었는가.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3년간 반도체 인사분야 업무를 담당했고, 7년간 임원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다양한 업무의 책임자로 7년간 일했다. 이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수원하이텍고 교장 공모 정보를 알게 되었다. 

산업계의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현장에 일할 기술인력이 부족한 점이다. 반면 학력 위주의 사회구조상 대학진학률이 높아 졸업자 절반이 구직을 못하는 사회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작은 기여를 하고자 교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수원하이텍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입한 꿈 리스트를 확인하고 있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수원하이텍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입한 꿈 리스트를 확인하고 있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 기업과 학교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목적인 반면에 학교는 비영리 공익기관이다. 기업은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반면 학교는 계획과 기준에 따라 일하며 기존 관행을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은 위계가 강한 반면 학교는 수평조직이면서 공감을 통한 협업이 중요하다.  이는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과 보상의 체계가 다른 것에 기인된다.

▲ 기업인 출신 교장의 강점이 무엇이며 반면에 어려움은 무엇인가.

산업에 대한 이해와 그에 맞는 교육을 설계할 수 있다. 산업체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가 좋고 우수 취업처 발굴 역량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수한 기업의 스케일과 디테일, 글로벌한 안목과 소양을 쌓은 것도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학교의 행정상 디테일, 교직원들과의 신뢰를 쌓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이 점은 교감 및 행정실장의 도움을 받고 교직원들과의 개별 소통을 늘리는 방안으로 극복했다.

 퇴임 전 마지막 업무를 마무리 하고 있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퇴임 전 마지막 업무를 마무리 하고 있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 학교의 교육 시스템과의 괴리감을 느낀 적은 있는가. 

마이스터고의 출발점이 산업수요맟춤형 학교다. 기업현장의 요구에 입각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정비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도 있다. 예를 들어 취업처의 변화에 맞춰 반도체 관련 학과를 신설하려고 했으나 소화해낼 교사, 실습여건 등이 어려웠다. 이후 방과후 학교와 외부 위탁교육을 통해 대응했다.

교육청의 도움을 유도하여 반도체 실습실을 구축했다. 또한 학생들의 현장 기술력을 제고하기 위해 검정형 기능사 자격 취득에서 산업기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체계로 변경했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전교생이 산업기사 취득에 도전하는 것은 경기도가 최초 사례다.

▲ 학생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좋았다. 인기가 많으신 것 같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가장 큰 기쁨은 학생들을 접하고 대화하고 격려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장이 되기 전 열린 교장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매월 전교생이 참여하는 학교장 교육현황 설명회, 학생자치회당단 간담회를 개최했다. 또한 각 분야별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장면 간담회 등을 수시로 진행했다. 학생들과의 소통으로 인해 축복을 받는다는 생각도 든다. 학생들과의 소통은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의무감이 아닌 나를 위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과 올바른 인성교육을 실현시키고자 노력하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과 올바른 인성교육을 실현시키고자 노력하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 수원하이텍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수한 학생들에게 현장 맞춤형 교육을 제대로 시키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첫째, 학생들의 마이스터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것이다. 둘째,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바른 인재로 양성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셋째, 학생들의 전문 취업은 기본이며 명품 취업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유능한 취업지원 조직의 운영 그리고 200여개의 우수기업과의 산학협력 체계를 갖추고 세심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학생들이 감사 노트를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어떤 활동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전교생이 매일 쓰는 5감사 노트를 말씀드리고 싶다. 학생 스스로 매일 5가지 감사할 대상을 정하고 감사노트에 적어보는 활동이다. 감사의 대상에는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 때로는 자기 자신, 날씨, 실패로 배운 교훈 등도 등장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자존감을 올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감수성을 높이는 등의 효과가 있다. 학생들도 긍정적 효과를 많이 느끼게 되어 프로그램 도입을 참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5감사 노트를 통해 학생들의 자존감과 긍정적 사고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 연합투데이
 5감사 노트를 통해 학생들의 자존감과 긍정적 사고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 연합투데이

▲교장 퇴임 이후의 활동 계획이 있는가.

올해 4월부터 비영리 사단법인 '행복한경영'의 이사장으로 사회 기여 활동을 할 것이다. (사)행복한경영은 중소기업 CEO들을 위한 최고경영자과정과 중소중견기업 경영 컨설팅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교육자로서의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 마지막으로 마이스터고 미래를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4차 산업의 도래에 따라 산업분야의 재편과 필요 기술역량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으면서 산업체에 필요한 기술역군들을 끊임없이 배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일본과의 소재 부품 장비 산업관련 마찰을 빚으면서 그 분야의 기술인력에 대해 재조명 받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대한민국 기술독립 사관학교"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이 향후 현장의 숙련 기술자로서 국가에 공헌하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양성하는 미션에 충실할 때 마이스터 고등학교들의 비전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4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4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이의근 교장 / 연합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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